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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분열증(schizophreNia)은 심리적 기능의 손상정도가 매우 심한 심리장애로, 그 발생빈도가 비교적 낮지만 일단 발병하면 회복되었다 하더라도 다시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이로 인한 심리적, 사회적 기능의 장애가 심하여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에서는 약 1% 정도가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으며, 남녀의 발생 빈도는 비슷하다고 한다. 정신분열증은 청년기에 많이 발생하고 장애가 심해져서 정신병원에서의 입원치료가 요구되는 경우가 많으며, 실제로 입원 환자의약 40~50%를 차지한다.
1. 주요 증상
정신분열증의 증상은 여러 형태로 나타날 수 있으나, 그 핵심적인 특징 몇 가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논리적인 사고의 전개가 어려운 사고의 장애다. 이들의 말이나 글을 보면 여러 가지 무관한 연상이 논리적 연결 없이 나열되어 있는 것 같아 이해하기 어렵고 기이한 느낌을 준다. 예를 들어, 한 가지 주제에서 다른 주제로 벗어나는 사고의 탈선, 질문에 대한 답이 전혀 엉뚱한 사고의 이탈, 언어가 너무 혼란하여 거의 이해할 수 없을 정도의 지리멸렬 등이 있다.
2) 현실 지각에 큰 장애를 보인다. 지각적인 수준에서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을 보거나(환시) 듣는(환청) 환각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자신의 행동을 비난하는 소리를 듣거나, 어떤 일을 하라고 명령하는 소리를 듣기도 하며, 서로 다른 목소리가 서로 다투는 것이 들리기도 한다. 또한 이들은 사고의 내용에서 망상(delusion)을 보인다. 망상이란 일반적으로 잘못 해석된 지각이나 경험을 포함하는 잘못된 신념이다. 망상의 내용은 매우 다양한데, 자신이 미행을 당한다거나 감시당한다거나 괴롭힘을 당한다고 믿는 피해망상, 어떤 특정한 말투와 문구 및 그 밖의 다른 단서가 자신과 관련되어 있다고 믿는 관계망상, 자신이 예수나 대통령이라고 생각하는 과대망상, 자신의 신체 장기가 썩어 가고 있다고 생각하는 신체망
상등이 있다.
3) 정서 표현의 장애를 보인다. 이들은 자신의 정서적 경험을 적절히 표현하지 못하여 상황에 전혀 맞지 않는 엉뚱한 감정을 표현하거나 전혀 감정이 없는 듯한 무감각하다는 인상을 주기도 한다. 예를 들어, 슬픈 일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웃는다든지, 기쁜 일에 대해 슬퍼한다든지, 아무 이유 없이 혼자 실없는 웃음을 짓는다든지 등의 표현을 한다.
4) 상당히 이상하고 괴이한 행동을 보인다. 예를 들어, 화장이 괴이하거나 지나치게 요란스럽다든지, 계절에 전혀 맞지 않는 옷차림을 한다든지, 규칙적인 식사나 청결을 유지하는 등의 일상활동이 어렵다든지, 공공연히 자위행위를 하는 등의 행
동을 한다.
2. 하위유형
앞에서 언급한 임상적 증상은 정신분열증에서 일반적으로 관찰되는 것들이나, 실제로는 정신분열증도 그 표현 양상이 매우 다양하다. 이를 몇 가지 유형별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긴장형(catatonic type): 몇 시간이고 같은 자세로 움직이지 않고 있거나 말이 없고 전혀 무반응의 상태를 보이거나 반대로 지나치게 흥분하여 끊임없이 말하고 움직이는 등 운동이나 활동 부분에서 특징적인 문제를 보인다.
2) 망상형(paranoid type): 가장 많이 관찰되는 유형으로 망상이 주 증상으로 나타나며, 환청이나 환시 등의 환각이 수반되기도 한다.
3) 해체형(disorganized type): 퇴행행동이 주 증상으로, 생각이나 행동이 심하게 와해되어 있어서 기이하고 퇴행적인 행동을 나타낸다.
4) 미분류형 (undifferentiated type): 정신분열증의 일반적인 증상을 보이나 앞의 어느 하위유형과도 맞지 않는 정신분열증을 말한다.
3. 원인
정신분열증에 대해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지만, 아직까지 이 정신질환이 어떤 경로로 발생하는가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고 있다. 다만, 정신분열증은 그 증상이 다양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
∙
1) 유전적 요인: 정신분열증의 원인 중 유전에 대한 연구는 쌍생아 연구, 입양아 연구 등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쌍생아 연구에 의하면 유전 정보가 똑같은 일란성쌍생아가 이란성쌍생아에 비해 정신분열증이 발병할 확률이 약 4배가량 높고(Tsuang.Gilberson, & Faraone, 1991), 정신분열증인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아동이 정상 가정에 입양되어 성장하여도 발병률이 높게 나타났다(Heston , 1966). 이는 정신분열증의 원인으로 유전자의 유전 정보가 그 원인임을 시사한다.
2) 생화학적 요인: 대뇌의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정신분열증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즉, 정신분열증의 증상을 완화시키는 항정신제들은 뇌의 도파민 양을 감소시키거나 도파민 수용기를 차단하는 등 도파민의 기능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도파민의 기능을 활성화시키는 암페타민을 다량 흡수하였을 때 정신분열증의 증상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최근에는 정신분열증의 생화학적 요인으로 세로토닌계의 활동이 주목을 받고 있다. 즉, 음성 증
상이 현저한 환자나 전형적인 약물에 반응하지 않던 환자도 세로토닌을 조절하는 약물에 반응하고 세로토닌이 도파민의 활성도를 조절한다는 점은 정신분열증의 원인으로 세로토닌이 중요함을 의미한다(박진환, 1996).
3) 심리사회적 요인: 정신분열증의 발병에서 유전적 요인과 생화학적 요인 못지않게 심리사회적 요인도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다. 정신분열증 환자 중에는 어렸을 때 부모를 일찍 잃거나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부모 밑에서 성장한 집단이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그 발생 빈도가 높은 경향이 있다. 이는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부모와의 상호 작용을 통하여 자녀는 진실한 감정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며 혼란을 경험하기 때문이다(idz, Fleck, & Comalison, 1965).
4) 성장기의 부모 등 가족관계가 정신분열증의 원인이 된다는 주장도 있다. 냉담하고 지배적이며 자식에게 갈등을 유발하는 부모 밑에서 성장한 자녀는 정신분열증이 되기 쉬우며, 부모가 자녀에게 일관성 없이 모순되는 메시지를 전달하면(double bind message) 자녀는 어느 것이 올바른지 모르고 혼란에 빠지기도 한다. 이와 같이 건강하지 못한 가족관계는 건전한 성격을 발전시키는 데 저해 요인이 되므로, 특히 생리적으로 정신분열증에 대한 취약성이 있는 사람에게는 발병의 위험성이 더욱 높다. 따라서 생리적인 취약성과 심리사회적 요인이 상호 작용하여 정신분열증의 발병 여부가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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